지난 글에서는 Career Radar에 공고 검색과 추천을 붙였다. 이력서를 바탕으로 공고를 판정하고, 관심 있는 공고를 저장하고, 지원 상태를 기록하는 흐름까지 조금씩 이어졌다.

그러고 나니 다음 기능을 바로 만드는 대신, 이 앱이 결국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처음에는 “이 공고에 지원해 볼 만할까?”에 근거를 붙여 답하는 도구였다. 그런데 실제 지원 경험을 놓고 보니, 이력서와 공고 두 장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잘 맞는 공고와, 다음 단계로 넘어간 공고는 달랐다

기술이나 경험이 공고와 잘 맞아 보여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조금 다른 역할에 지원했는데 대화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그 결과를 앱에 알려주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탈락했다고 이전 판정을 틀렸다고 바꾸는 것은 너무 단순하다. 면접까지 갔다고 처음의 판단이 전부 맞았다고 할 수도 없다. 결과는 알지만 이유는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계획에서는 두 가지를 나누기로 했다.

  • 지금 가진 경험으로 이 역할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
  • 실제 지원에서는 어디까지 진행됐는가.

둘을 함께 볼 수는 있어도, 하나를 다른 하나의 정답으로 쓰지는 않으려 한다. “이번에는 떨어졌으니 다음부터 추천하지 말자”보다는 “어떤 역할에서 대화가 이어졌고, 무엇은 아직 모르는가”를 돌아보는 쪽에 가깝다.

이렇게 보니 지원 상태 기록도 단순한 체크리스트는 아니었다. 나중에 판단을 돌아보기 위해 어떤 정보를 남겨야 하는지의 문제였다.

더 나은 판정기일까, 나를 기억하는 비서일까

만약 이 앱이 여러 사람에게 쓸 만한 판단을 제공하려면, 프롬프트를 조금 더 잘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다양한 사례와 검토된 기준이 필요하고, 어떤 상황에서 잘못 판단하는지도 계속 확인해야 할 것이다. 지원 결과가 많이 쌓인다고 곧바로 좋은 평가 데이터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한편 꼭 처음부터 그런 큰 시스템을 목표로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개인 비서라면 다른 출발점이 있을 수 있다.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뿐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지난번에는 왜 그 공고를 골랐는지, 어떤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지를 기억하는 것이다. 프롬프트와 개인 기억을 중심으로 작은 도구를 유지하는 방향이다.

예를 들어 리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다시 직접 구현하는 역할을 찾는다고 하자. 이력서만 읽으면 역할의 차이가 먼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의도한 선택이라는 맥락을 알고 있다면, 다음에 물어볼 질문부터 달라질 것이다. 물론 그 의도는 앱이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확인해야 한다.

이런 비서는 매번 처음부터 이력서를 설명하는 수고를 줄여줄 수 있겠다. 대신 오래된 기억을 지금도 유효한 생각처럼 쓰지 않도록, 사용자가 고치고 다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개인의 맥락과, 바뀌는 시장을 함께 봐야 한다

나를 잘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채용 시장이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바뀌면, 예전에 세운 기준도 다시 볼 필요가 있을 테니까.

다만 최신 유행을 그대로 추천 기준으로 삼고 싶지는 않다. 어떤 기술이 화제라는 것과 내 경험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지금 생각하는 방향은 개인의 경험과 의도를 기억하되, 최근 공고에서 요구하는 내용과 비교하고, 달라진 부분은 다시 질문하는 도구다. 내 기억과 외부 정보를 섞어 하나의 확신으로 말하기보다는, 각각 어디에서 온 이야기인지 구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검증하는 판정기와, 한 사람의 맥락을 기억하는 비서는 꼭 반대 방향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금 이 작은 프로젝트에서 어디부터 만들어 볼지는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코드 대신 계획을 PR로 올렸다

PR #7에는 다음 마일스톤의 계획을 정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계획 문서에 있다. 이번 변경은 문서뿐이다. 개인 기억을 관리하는 비서나 시장 변화를 반영하는 기능을 구현했다는 뜻은 아니다.

우선은 판정 기준을 확인하는 평가 기반과, 지원 결과를 단계별로 돌아볼 수 있는 기록부터 다듬으려 한다.

  • 평가 기반: 합성 사례를 늘리고, 프롬프트나 정책 버전이 바뀌었을 때 결과를 비교할 수 있게 한다. 실제 모델 검증은 여전히 별도다.
  • 서류 검토 위험 설명: 역할 범위나 경력 전환 같은 맥락을 근거가 있을 때만 적고, 근거가 없으면 모른다고 남긴다. 판정을 자동으로 낮추지는 않는다.
  • 단계별 결과 기록: 서류·면접·최종 같은 단계를 정리해 남기되, 탈락을 판정의 정답으로 쓰지 않는다.

리뷰에서 나온 선택지도 바로 확정하지 않고 이슈로 남겼다. 예를 들어 구현 순서도 아직 잠정안이다. 구현할 차례가 왔을 때 선택의 이유를 확인하고 진행하려고 한다.

처음 글에서는 요구사항을 정리해 앱을 만들어 보는 것 자체가 출발점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작은 토이 프로젝트이고, 실제 모델과 ChatGPT 호스트에서 확인할 부분이 남아 있다.

그래도 기능을 조금씩 붙여보니 처음에는 막연했던 질문이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공고를 잘 추천할 수 있을까?”에서 “무엇을 근거로 추천하고, 무엇을 기억하고, 언제 다시 물어봐야 할까?”로.

이번 PR은 기능 하나를 완성한 기록보다는, 다음에 무엇을 만들어 볼지 방향을 다시 잡은 기록에 가깝다.